학술회의에서는 단군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건국이야기와 몽골의 게세르 신화, 그리고 일본의 천손강림 문화 등 삼국의 고대사를 통하여 공통분모를 발굴해 한·몽·일 삼국이 역사 문화적 공동체임을 조명하는 각 국 전문학자의 심도 깊은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제 1주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홍윤기 석좌교수의 ‘신라 천일창왕자의 태양신 신앙의 일본 전래와 단군신도 연구’, 제 2주제 몽골국립대학 바야샤흐 잠스란 케레이드 국제교류학 학장의 ‘몽골인과 유라시아민족간의 역사적 연대성’, 제 3주제 리츠메이칸(立命館)대학 혼고 마사쓰구 부총장의 ‘백산사상과 단군과 타이쵸’, 제 4주제 안동대 임재해 교수의 ‘고조선 건국 본풀이와 게세르 신화 비교로 본 한·몽 고대사의 접점인식’ 등으로 진행된다.
발표문을 정리해보면, 홍윤기 석좌교수는 “일본 고대사서인 『일본서기』, 『고사기』속 신라의 천일창 왕자는 한국인 최초로 일본 왕실이 제사를 모셔 온 국가신이다. 원시채집생활을 하던 일본 선주민에게 선진 벼농사 문화, 철기제작기술과 함께 단군 천손문화의 전승으로 ‘곰신단(구마노 히모로기)’를 전했다. 이 곰신단을 모시는 신사(神祀)를 세움으로써 일본 땅에 처음으로 신을 제사지내는 신도(神道)의 시초가 되었다. 곰신단은 단군의 모친 웅녀의 신주단지로 추찰된다”며 일본이 신도 국가가 된 과정을 명쾌하게 지적한다. 그리고 고대 한·일관계사를 왜곡한 신공황후 역사조작 등을 밝힌다.
몽골 바야샤흐 학장은 몽골 문명의 초석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기록물인 게세르 신화가 단순한 문학작품이 아니라 참된 길, 깨달음의 길로 가는 방법에 대한 많은 묘사와 함께 인간세계에 평화와 조화를 주기위해 지상으로 내려온 존재가 인간의 여인과 결혼하여 자손을 번창하게 한다는 천신사상을 담고 있음을 밝히고 단군의 고조선 건국이야기와의 관계를 조명한다.
일본 민간차원의 국학연구기관으로 권위있는 리츠메이칸 대학의 혼고 부총장은 “고대 일본의 백산(白山)신앙에서 한반도계 도래인에 의한 대륙문화의 전승을 볼 수 있다. 한반도와 가까운 호쿠리쿠에 있는 백산은 정상의 화산호수, 연이은 산줄기 등 백두산과 매우 닮아있다. 또한 백산을 불교수행장으로 발전시킨 고승 타이쵸 승려의 속칭은 ‘삼신(三神)’으로 단군조선의 삼신(풍백,우사, 운사)를 참작한 가능성이 있다.”며 백두산 정상의 신단수에서 태어나 제정일치의 군장이 된 단군과 일본 천손강림사상의 유사성을 지적하고 한?일 고대사의 새로운 해석과 평가를 제안한다.
임재해 교수는 “한국과 몽골이 역사적 공동체라는 동류인식은 고대로부터 지속된 전승지식에 의해 성립되었다. 『몽골비사』에 기록된 칭기스한의 조상 신화에서 보듯 원몽골족은 흉노와 친족관계를 맺은 부족으로서 고조선계 부여족의 하나와 혼인동맹에 의해 불칸산, 즉 밝산, 백산(白山)에 정착했다. 단군건국과정과 게세르 신화는 상고시대 같은 문화에서 출발해 유목문화와 농경문화로 분리되면서 달라진 이질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며 북방기원설, 종속주의적 전래설 등 자국 중심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식민사학에서 벗어나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교류하는 데서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학원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자국중심의 첨예한 역사대립이 아닌 ‘천손문화’라는 공통분모를 지난 공동체로서 교류와 협력을 통한 공동번영 추구라는 열매를 맺는 기반과 국제네트워크 형성의 주춧돌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