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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이 매력적이다 2011.06.16  조회: 2057

작성자 : 관리자

[뇌칼럼] ‘홍익인간’이 매력적이다

 

올해 초, 한 인기 드라마 주인공의 캐릭터를 표현한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까도녀(까칠하고 도도한 여자)’라는 단어가 네티즌의 인기를 끌었다. 이런 ‘도도함’이 실제로도 상대방에게 매력적일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화심리학자로 꼽히는 데이비드 버스는 전 세계 37개국에서 생식 연령(21세~25세)에 이른 사람 1만 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하였다. 그는 실험자들에게 배우자를 정할 때 ‘친절, 경제, 외모’ 등의 특성에 대해 중요도를 꼽게 하였다. 흔히들 ‘예쁜 여성, 돈 많은 남성’이 인기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SBS '시크릿가든'의 까도남 김주원 역을 맡았던 현빈 (사진 제공 = SBS)

뜻밖에 남녀 모두에게 있어 '친절' 항목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것. 이는 친절이 세계적으로도 보편적으로 매력 요소로 꼽힌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여성에게 쓰는 ‘천사 같은 여자’라는 표현에는 외면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내면도 곱고 상냥할 것이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친절한 사람은 배우자를 만나고 다음 세대에 유전자 남길 가능성 높아

친절이라는 요소가 진화 면에서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버클리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인간의 감정을 연구하는 ‘대의과학센터’의 이사장인 대커 켈트너 교수는 “적자생존의 원리만큼이나 친절한 자의 생존 역시 진화론의 주요 원리”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초기 인류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공동체를 이루었고, 친절을 본능적으로 발달시켰다.

즉, 친절한 사람은 상대의 협력을 쉽게 이끌어내고 자손을 돌보는 데에도 적극적이라 다음 대에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 또한 높다는 것이다.
어려운 진화론을 떠나서도 내 곁에 친절한 사람, 착한 사람이 있다면 그와 함께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이들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좋은 일을 한다. 그렇기에 ‘착하다’는 말은 상대방에게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인상을 준다. 심지어 요즘 네티즌이 ‘착한 몸매’, ‘착한 가격’이라는 표현을 만들어 낼 정도로 매력을 표현하는 말이다.

남에게 선행 베풀면 행복감 느끼는 도파민 수치가 정상치의 5배 높아져

뿐만 아니라 선행을 베푸는 행위는 자기 자신에게도 기쁨을 선사한다. 미국 에모리 대학의 그레고리 S. 번스 정신의학 교수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행동학 게임을 통해 이타적인 행동을 할 때 뇌의 상태를 연구했다. 참가자들은 협동하지 않을 때 더 큰 이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협동을 할 때 뇌의 원시적 부분인 선조체가 활성화되며, 섹스나 도박 같은 자극적인 활동을 할 때 쾌감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도파민이 정상치의 5배나 높아졌다. 곧 착한 일은 자신에게도 기쁨을 준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수많은 봉사활동에서 천사 같은 선행을 하는 이들의 표정은 어떤 값비싼 보석을 가진 이의 얼굴보다 밝고 환하다. 기부천사로 알려진 김장훈은 한마디로 “기부하면 내가 행복하니까 계속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러한 나눔, 선행은 곧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자는 홍익의 정신이다. 홍익하면 내가 기쁘고 남이 즐겁다. 이런 사람과는 가까이하고 싶고, 도움을 받은 이도 베풀고 싶은 법이다.
‘짐승남’이 아무리 TV 브라운관을 장식해도 결국은 친절한 사람, 선한 사람이 매력적이라는 사실. 나도, 남도 함께 행복하고 싶다면? 그대여, 홍익하라!

 

<국학신문 6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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