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된 지 약 1500년 만에 1896년 쿠베르탕에 의하여 제 1회 근대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다시 시작 되어 올해의 런던 올림픽까지 30회가 지속되고 있다. 고대 올림픽 기간 중에는 전쟁 중에도 어김없이 휴전이 된 반면, 근대 올림픽은 전쟁에 의하여 1916년 제6회 베를린 올림픽 등 6회가 취소된다.
올림픽 테러도 빈번하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는 '검은 9월단'의 테러로 이스라엘 선수 11명이 사망하였다. 혼란과 애도 중에도 '대회는 계속 되어야 한다'는 집행부의 결의로 사건 발생 34시간 만에 대회는 속개되었다. 96년 '아틀란타 올림픽' 당시에도 폭탄테러로 2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일어났지만 경기는 계속되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아테네에서 폭발물이 잇따라 터지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오죽하면 ‘올림픽 테러보험’이 생겼겠는가.
그럼에도 올림픽은 인간에 대한 모든 선입견과 불평등을 해소해나가면서 인류 평화의 빛을 밝히기 위하여 계속 진화하고 있다. 첫 근대올림픽(1896년, 아테네)의 참가 선수는 전원이 유럽국가의 백인 남성이었지만 단 한 명의 여성 선수가 참가하였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반대로 인하여 비공식적으로 참여한 ‘스타마타 레비티’(35세, 그리스)는 자년 일곱을 둔 어머니로 마라톤 풀코스를 5시간 30분에 완주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히틀러’의 금발에 푸른 눈의 ‘정통 아리안’에 대한 인종적 편견이 깨어진 대회이다. 순결한 ‘아리안 인종’이 아닌 미국의 흑인이자 목화밭의 인부인 ‘제시 오언스’가 육상의 4관왕에 등극하였기 때문이다.
그 대회의 대미인 마라톤 경기에서는 우리나라의 손기정 선수가 우승을 하였지만 애국가 대신 기미가요가 울려 퍼진다. 손기정 선수는 한국인이 아닌, 나라를 빼앗긴 ‘손 기테이(Son Kitei, そん きてい)’라는 일본인이었기 때문이다. 시상대에 선 ‘손기정’은 고개를 숙이고 기념으로 받은 월계수 화분으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린다. 물론 손기정은 한국어 이름으로만 서명했으며 그 옆에 한반도를 그려 넣었고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모국이 한국’이라고 밝혔다. 그날 친구에게 보낸 기념엽서에는 “슬프다?!.”라는 단 한 줄이 적혀 있다. 함께 3등 시상대에 선 ‘남승룡’은 ‘손기정이 금메달을 탄 것보다도, 화분으로 일장기를 가릴 수 있었던 것이 더욱 부러웠다.’고 고백하였다. 손기정과 남승룡 선수는 시상식 때에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나라를 잃은 식민지인들은 빛을 잃은 어둠속의 검불 같은 존재들이기 때문이었다.
1948년 런던 올림픽 높이뛰기에 출전한 미국의 ‘앨리스 코치먼’은 올림픽 사상 최초의 여성 흑인 금메달리스트가 되어 여성과 흑인에 대한 오랜 편견을 불식시켰다. 이번의 제 30회 런던 올림픽에서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프리카공화국)가 절단 장애 육상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섰다. 이처럼 올림픽은 ‘국적· 인종· 종교· 정치· 성 및 기타 차별을 금지’ 하는 올림픽헌장의 정신이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되어 가야한다.
우리나라도 그런 의미에서 올림픽을 사랑하고 적극 참여하여 역사를 함께 기록하고 있다. 광복 후, 우리나라의 첫 금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레슬링(자유형)의 양정모 선수가 받아 비로소 태극기가 하늘 높이 펄럭이기 시작한다. 마침내 1988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제24회 하계 올림픽이 개최된다. 159개국에서 8,465명 참가하였고 우리나라는 종합 4위를 하고 무수한 태극기가 창공을 수놓는다.
그러나 그저 우리나라의 국기로만 알고 있는 ‘태극기(太極旗)’는 깊고도 아득한 우주의 비의(秘儀)가 담겨 있다. 근세 조선말, 청국(淸國)의 마건충(馬建忠)이 조선의 국기를 청나라의 국기를 본받아 용의 모습으로 만들 것을 강요하자 분개한 고종황제는 "청색과 적색으로 이루어진 태극원과 사괘를 그려 국기로 정한다."는 명을 내린다.(일본 일간지 ‘시사 신보’). 고종의 임명을 받은 박영효 등의 수신사 일행은 현해탄을 건너 1882년 8월 14일 고베(神戶)에 도착, 니시무라야(西村屋)에 숙박하고 그 건물에 태극사괘가 도안된 기를 게양하니 태극기 게양의 시작이다. 이후 거국적인 삼일만세 운동과 상해 임시정부 설립으로 태극기는 대한민국 상징으로 창공의 꽃이 되어 올림픽을 필두로 세계의 하늘에 드높이 휘날리게 된다.
태극기에는 우리 민족의 세계적인 자랑거리인 천부경(天符經)을 도형화 한 것이기에 그 가치는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태극기의 원형은 하늘의 본체가 첫 번째로 이루어지고(天一一), 하늘을 바탕으로 땅의 본체가 두 번째로 이루어지고(地一二), 하늘과 땅을 바탕으로 사람의 본체가 세 번째로 이루어진다(人一三)는 뜻이 입력 되어있다. 아래 파란색은 물을, 위의 빨간색은 불을 뜻하니 순환하는 우주 에너지 시스템을 뜻하고, 중단 없이 지속되는 우주에너지 교류 시스템을 천부경(天符經)에서는 '만왕만래(萬往萬來)'라고 한다. 네 귀퉁이의 검은 막대는 음과 양, 물과 불이 서로 변화·발전하는 모습을 조합을 통해 효(爻)로 구체화한 것이다. 건(乾)은 하늘을, 곤(坤)은 땅을, 감(坎)은 물을, 이(離)는 불을 상징한다. 인류정신의 자산인 한민족의 거룩한 천부경(天符經)에는 인간 존엄의 빛이 마치 ’태양처럼 높이 우러러 빛나니, 사람 안에 하늘과 땅이 하나로 녹아들어 있다.’ 는 의미로 곧, '태양앙명 인중 천지일(太陽昻明 人中天地一)'이다.
마침 8월 15일은 우리에게는 광복절(光復節)로 ‘빛을 회복한 국경일’이다.
도대체 무슨 빛을 되찾았다는 말인가. 36년간 빼앗겼던 국토를 되찾음으로써, 그 땅을 바탕으로 한 하늘로부터 내려준 생명으로서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의 빛’을 비로소 되찾은 것이다. 그러므로 광복절은 하늘 땅 사람이 아우러진 ‘천지인합일(天地人合一)의 생명의 빛’을 되찾은 한민족의 광복(光復)의 날이다. 그 빛은 한민족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무릇 모든 인간 내면에 저절로 존재하는 ‘시작도 끝도 없이 거룩한 생명의 빛’이요 ‘인류 평화의 빛’이다.
세계가 울고 웃던 런던 하계올림픽은 8월 12일의 폐막식을 끝으로 다시 4년 뒤의 평화로운 만남을 약속할 것이고 이는 모두 꼭 지켜 내야 한다. 올림픽은 인류의 생명의 빛을 회복하기 위한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를 이루는 광복(光復)을 향한 걸음걸음이기 때문이다.
사) 국학원 원장(대), 한민족 역사문화공원 원장 원암 장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