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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의 철학 2013.01.11  조회: 3415

작성자 : 관리자

비빔밥의 철학

한의학으로 보는 뇌와 건강

 

다사다난했던 2012년이 저물어 가고 새해가 밝았다. 얼마 전 말도 많고 일도 많았던 대통령선거가 끝이 났다. 헌정 이래 첫 여성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우리나라 외에도 미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의 50여 개국의 국가정상이 올해에 교체되었다고 한다. 이제 묵은 기운들이 다 정리되고 새로운 기운으로 내년을 맞이하기 위해 온 세계가 마지막 힘을 쓰고 있는 듯 하다.


이번 대선에서 보수와 진보를 대변하는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외쳤던 구호가 ‘대통합’이였다. 보수와 진보로 흩어져 있는 국론을 화해와 포용으로 통합할 수 있어야 작금의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이제는 통합이 정치에서 뿐만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통합, 융합, 연합 등의 단어로 이시대의 화두처럼 등장하고 있다.


통합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우리 고유의 음식이 하나있다. 바로 ‘비빔밥’이다.
비빔밥은 한국의 음식문화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의 하나로 다른 나라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 중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인의 대표음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비빔밥’속에 대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자 했던 우리 조상님들의 조화와 상생의 철학과 통합의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을 안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비빔밥에 올라가는 고명은 오방색[파란색,붉은색,노랑색,하얀색,검은색]을 기본으로 한다.
오방색은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 이 다섯 가지 방향에서 나오는 모든 색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색으로 각각의 특색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다섯 가지 색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상태로 본다.


그래서 비빔밥에서도 밥 위에 올려진 고명들이 각각의 고유색과 맛을 가지고 있지만 이 다양한 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지면 각각이 가지고 있던 색과 맛과는 또 다른 색과 맛이 나타나는데 이때 각 재료들이 서로 잘 어우러졌을 때 가장 이상적인 맛이 나오게 된다. 어느 한 가지 재료라도 잘 섞이지 않으면 비빔밥의 참 맛을 느끼기가 어려운 것이다.


고명의 종류가 꼭 여러 가지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단 몇 가지의 재료만으로도 서로 잘 섞이고 비벼지면 그 어느 산해진미보다도 더 깊은 맛이 비빔밥 속에서 새롭게 창조가 된다. 다양한 재료가 서로 어우러지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맛이 창조가 된다는 것. 이것이 바로 비빔밥의 가장 큰 특징이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지만 너무나 많은 정보와 가치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마도 ‘비빔밥’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지 않을까 싶다. 서로 자신의 색깔과 맛을 내고 있지만 다른 재료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졌을 때 가장 이상적인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현대인들도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주변환경과 조화롭게 서로 어우러질 수만 있다면 지금 당면하고 있는 정치, 경제, 교육 등의 많은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문득 큰 양재기에 어머니가 담궈 주신 열무김치에 참기름과 계란후라이 하나를 얹어 놓고 새빨간 고추장과 함께 비벼 온 식구가 같이 먹던 비빔밥이 그리워진다.


장윤혁 한의원장  |  culture@ikoreanspir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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