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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天符經)을 아십니까 2009.12.10  조회: 3280

작성자 : 일지 이승헌

천부경(天符經)을 아십니까

 

한 교육학자가 어느 일간지에 올린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미국에 교육시찰을 갔다가 유태인 학교의 수업을 참관한 이야기였다. 칠십도 더 돼 보이는 늙은 랍비가 초등생 저학년 정도의 아이들을 앉혀놓고 이스라엘 민족의 수난사와 유태인의 우수한 민족성을 가르치는 모습을 참관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자기 민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늙은 랍비 자신의 영혼을 마치 아이들에게 그대로 불어넣는 것처럼 보이더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태인 학교에서는 머리가 맑은 오전 시간에 민족정신을 교육하고 그 나머지 오후 시간에 수학과 과학 같은 지식수업을 한다고 한다. 그만큼 민족정신과 민족혼, 즉 국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을 통해 자손 대대로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 교육학자는 지금까지 강단에서 교육만을 해 온 것을 후회하였으며, 유태인의 이러한 교육이 미국을 움직이고, 세계를 움직이는 유태인의 힘이라고 글을 맺었다.

우리는 어떠한가? 연례적으로 나서는 미국 순회 강연길에서 동포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자녀 교육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다. 그들은 자녀들이 정체성을 찾아줄 민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심지어 학교에서 왜곡된 교과서로 배우고 있어,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정체성의 혼란을 껶고 있는 것을 걱정했다.

이런 걱정을 지켜만 볼 수 없어서, 미국 애리조나 주 세도나 시의 사막 한 가운데 장승과 솟대를 세우고, 한국민속문화촌 건립 계획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한국민속촌이 완공이 되면, 민속문화촌을 방문하는 동포자녀들은 한국의 정신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장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 청년들로 시범단을 구성하여, 미국 대학가에서 한국의 정통무예인 단무도와 풍물 순회공연을 하며 동포자녀들과 미국의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생활 속에서 호흡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싶은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우리의 전통심신수련법인 단학을 배우는 외국인들은 수련단계가 고급에 이르러, 다른 사람에게 지도하는 강사나 마스터 과정을 밟기를 원한다. 그들은 수련법의 근본이 되는 홍익철학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며, 홍익철학의 요체가 되는 천부경(天符經)을 읽고 쓸 수 있어야 강사와 마스터로서 자격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은 한결같이 천부경에 담긴 높은 정신적 차원과 철학적 심오함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천부경을 만남으로써 그들에게 한국은 정신적으로 동경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천부경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예로부터 경전이 있는 민족은 문화민족이고, 경전이 없는 민족은 미개한 민족이라 했다. 경전이 있다는 것은 그 민족이 우주관, 세계관, 인간관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며, 문화의 뿌리가 깊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민족이 문화민족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천부경’이라는 민족의 경전이 있기 때문이다. 천부경은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이며, 전통문화의 핵이다.

처음 천부경을 보았을 때의 감동과 놀라움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깨달음의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체험한 모든 것이 천부경 81자 속에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었고, 천부경 그 자체가 우리 선조의 깨달음의 깊이와 넓이를 말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81자의 짧은 글 안에 우주의 생성, 진화, 완성의 원리, 대립과 경쟁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극복할 수 있는 조화와 상생의 철학을 담고 있는 천부경은 원래 한국의 고대문자인 녹도문자로 기록되어 고대로부터 전승된 것인데, 신라의 대학자인 최치원 선생이 한자로 번역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천부경은 ‘모든 것은 하나에서 시작하여 하나로 돌아가되 그 하나는 시작도 끝도 없으며, 사람 안에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들어있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러한 천부경의 정신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생활철학으로 구체화된 것이 단군의 홍익인간 이화세계이다.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은 단군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민족의 사상이 집약된 정신이며, 큰 깨달음 속에서 나온 위대한 사상인 것이다.

한국을 안다는 것은 천부경을 안다는 것이다.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는 천부경에서 나온다. 그래서 한국인이면 누구나 천부경을 알아야 한다. 천부경을 알리는 교육과 문화운동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여기에서 정체성에 대한 자각과 민족의 통일과 평화, 그리고 인류를 향한 조화와 상생의 기운이 일어날 것이다.

 

일지 이승헌 총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대학교)
국학원설립자, 현대국학, 뇌교육 창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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