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빛을 찾아서 - 광복절(光復節)
다시 빛을 회복한다는 광복절光復節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일본이 연합군에 패하고 항복하게 되어 한반도가 일제의 강점기에서 해방된 날인 1945년 8월 15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로부터 3년 후,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광복光復은 문자 그대로는 “빛을 되찾음”을 의미로 국권을 되찾았다는 뜻이며 올해로 제 64회를 맞이한다.
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것을 왜 빛을 되찾았다고 하는가?
주권을 잃은 자들의 미래는 어둡기 때문이다.
땅을 빼앗긴 노예의 삶은 어둡기 때문이다.
자기 생명의 주인이 아닌 종은 인간으로서의 찬란한 빛이 없기 때문이다.
과연 인간성에 빛이 있는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한민족의 경전 천부경天符經 81자중에는 ‘본심본 태양앙명 인중천지일 本心本 太陽昻明 人中天地一’ 이라는 구절이 있다. 풀이하면‘마음의 근본과 우주 만물의 근본이 하나로 통할 때 일체가 밝아진다. 이렇게 마음을 밝힌 사람에게는 천지가 하나로 녹아들어가 있다.’하여 인간의 마음이 태양처럼 밝아 질 수 있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4311년 전인 단군 왕검 38 년에 정비된 삼일신고5훈 중, 제 2훈인 ‘신에 대한 가르침’에 보면 인간의 뇌에 이미 하느님이 내려와 계시다면서 하느님의 빛이 인간에 내재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으니 이 어찌 인간이 빛이 아니랴!( 하느님은 시작도 끝도 없는 근본 자리에 계시며, 큰 사랑과 큰 지혜와 큰 힘으로 하늘을 만들고 온 누리를 주관하여 만물을 창조하시되 아주 작은 것도 빠진 게 없으며 밝고도 신령하여 감히 사람의 언어로는 표현할 길이 없다. 언어나 생각을 통해 하느님을 찾는다고 해서 그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통해 하느님을 찾으라. 그리하면 너의 머리속에 이미 내려와 계시리라.) 이것이 바로 한민족의 국학國學이다.
이와 같이 무릇 인간이라 함은 하느님의 빛이 이미 내장된 존재라는 것을 밝혀 온 터에 나라를 빼앗김으로써‘인간이 본래의 빛을 잃고 어둠의 나락으로 실추된 것’이다. 더욱이 세계 식민지 경영에서도 유례가 없이 잔혹 했던 일제의 교육목표는 조선 역사의 부끄러운 점만 들추어내어 민족혼을 말살하고, 황국신민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밝음을 가리고 어둠을 살포한 것으로 일본총독부‘조선 식민 통치사’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조선인들은 유구한 역사적 자부심과 문화에 대한 긍지가 높아 통치가 어렵다. 그들을 대일본제국의 신민(臣民)으로 만드는 방법은 그들의 가장 큰 자긍심인 역사를 각색하여 피해의식을 심는 것이다. 조선인을 뿌리가 없는 민족으로 교육하여 그들의 민족을 부끄럽게 하라. 문화 역시 일본의 아류임을 강조해 교육해야 한다.”
여기에 우리 고대사를 왜곡한 제국주의 일본의 명백한 통치의 의도가 드러나 있다. 그들마저도 한국인들이 ‘유구한 역사적 자부심과 문화에 대한 긍지가 높다’고 밝음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스스로가 그 어두움을 광복 64주년이 된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걷어내려고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이다.
그들의 음모로 눈이 가려진 우리만 스스로를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직도 일제의 식민사관은 실증사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채 지금도 대한민국의 학교에서 버젓이 교육되고 있다. 유태인들은 자기민족이 나치에게 탄압받은 역사를 아이들에게 다큐멘터리로 생생하게 가르친다. 유태인 부모들은 끔찍한 광경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리는 아이들의 귀를 잡고 치욕스러운 민족의 수난사를 끝까지 보게 한다. ‘네가 지금 저 모습을 보지 않으면 너와 엄마는 유대인의 살가죽으로 만든 가방이 되고 유태인의 지방으로 만든 비누가 될 것’이라고 각인시킨다. 그들은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슬로건으로 국민들을 하나로 똘똘 뭉쳐가고 있다. 그 결과 독일의 많은 리더들은 때마다 철마다 유태인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떤가? 독립기념관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중 일본인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은 독립기념관을 둘러보며, 과거 한국을 통치했던 자부심을 되새기고 돌아간다. 이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정신과 문화의 독립이며 그 독립을 통한 빛의 회복이고 그 하늘 닮은 인간의 빛의 존재를 모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해방이 된지 어언 60여년이 훌쩍 넘었건만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이런 문제에 관심을 둔 적이 없었다.
이것이 우리 국학의 현실이다. 국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나라, 그래서 국학이 정립되지 않은 나라, 국학을 2세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나라가 된 것이다. 민족과 종교, 사상, 피부색에 관계없이 인간 개개인이 내면에 영원한 생명의 빛을 가지고 있다는 한민족의 국학을 부활시키지 않는다면, 지금도 높은 자긍심으로 국학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 각 대학마다 열광적으로 국학원을 만들고 있는 중국의 사이에서 우리의 정신문화는 영영 사라질 것이다. 그리하여 국제무대에서 한민족의 문화는 영원히 중국과 일본문화의 아류로 남고 말 것이다.
20세기까지 인류는 국가와 민족을 단위로 하나의 이념공동체로 살아갔다면 이제 21세기에는, 다양한 문화의 불협화음을 어떻게 극복하고, 하나의 지구촌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것인가로 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므로 21세기 국학은 자국이나 자기 민족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지구’를 위한 국학이어야 하고, 평화’를 지향하고 실천하는 국학이어야 한다.‘지구인은 ‘지구’와 ‘평화’를 중심가치로 삼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며 홍익인간’의 21세기식 표기는 바로‘지구인’인 것이다.
인간 내면의 빛을 회복하여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기에서 구하는 사람-즉 지구인의 양성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이며 진정한 광복절의 의미인 것이다. 이 광복절이 바로 설 때 우리는 우주에 번지는 인간과 생명의 빛의 향연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장영주 | (사)국학원 교육원장 겸 한민족 역사문화공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