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애인 愛人이 있습니까?

애인愛人의 뜻은 대개 이성 간에 사랑하는 사람, 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너무 흔하여 알 듯도 하지만 꼭 짚어 말하기가 난처합니다. 국어사전에서는 1)아끼고 위하며 한 없이 베푸는 이, 또는 그 마음. 2)남녀 간에 정이 들어 애틋이 그리는 일, 또는 그러한 애인, 연애, 연인 3)동정하여 너그럽게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 4)어떤 사물을 몹시 소중히 여김, 또는 그 마음 등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나 원래의 사랑이란 천, 지, 인의 에너지가 하나로 조화를 이룬 상태라는 뜻으로 진정한 사랑은 우주 의식과 본성에 뿌리를 둔 정서이자 평상심에 뿌리를 둔 본성의 발현입니다. 또 모든 생명과 조화를 이루는 마음과 행동으로 기적 氣的,영적 靈的 시스템의 완성으로 표현되는 정서를 뜻합니다.

인간이 사랑을 추구하는 것은 몸과 마음을 하나로 연결하고, 영혼의 완성을 위한 본성의 자연스런 발현입니다. 참 사랑은 참 자아를 알면서 시작됩니다. 참 자아를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랑, 지배하고 구속하는 사랑을 알 뿐입니다.

본성을 밝혀 우주의 신성과 만난 사람만이 참 사랑을 할 수 있으며 덕을 베풀 수 있습니다. 뜨겁거나 차지 않는 정서로 서로의 조화심을 깨지 않는 것이 참 사랑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영혼의 사랑이며, 현실 속에 뿌리내려 세상 모든 존재를 향한 사랑입니다. 하단전 차원의 사랑은 본능의 사랑입니다. 중단전이 완성되면서 남녀를 넘어 폭넓은 사랑을 하게 되고, 상단전의 완성으로 사랑은 우주의 사랑, 즉 율려와 합일 됩니다. 가정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근원은 효에서 시작하고, 나라에 대한 사랑은 충으로 나타나며, 지구와 인류를 향한 사랑을 도라고 합니다.

사랑은 에너지로 육체, 욕망, 유념유상에 뿌리를 둔 에너지는 그 한계가 분명하여 공허하나,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에서 펼쳐지는 사랑은 무한합니다. 모든 창조는 사랑으로 시작했고, 치유 또한 사랑으로 이루어지므로 깨닫지 못한 사랑은 자기감정의 도취이며, 변하기 쉽습니다. 도리가 없는 사랑은 폭행이며 죄가 됩니다. 타락한 사랑은 협박이나 설득, 구걸을 통해서 에너지를 뺏으려 하지만, 참사랑은 상대방과 신의를 지키면서 도움을 주고 기쁨을 나눕니다. 그러므로 전체완성에 공헌하는 홍익의 정신이 발현될 때 사랑은 완성이 됩니다.

한민족의 경천, 승조, 애인은 큰 사랑의 기준입니다. 우리의 가장 오래된 세계적인 경전 중의 하나인 참전계경參佺戒經의 제234조 애인愛人 편을 보면, 그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보다 크고 넓은 보편적인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애인이란 ‘밝은이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착한 사람도 사랑하고, 또한 악한 사람도 사랑하여, 악함을 버리고 착함에 나아가도록 하나니, 사람이 성내는 것을 화평하게 하여, 남과 원수를 맺게 하지 않으며, 사람의 의심을 풀어 주어 사람을 타락하게 하지 않고, 사람의 어리석음을 인도하여 자기 스스로 깨우치게 하느니라.’라고 정의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애인이란 모든 인간, 모든 생명, 나아가 모든 존재를 서로 사랑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사람을 홍익인간이라 하고, 곧 2096년 동안 이어 온 47대 단군의 가르침입니다. 이제 새해 새아침부터는 변화하고 사라지는 유한한 사랑보다 내 안의 변치 않는 천지부모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 부모에게서 태어난 모든 형제에 대해 애인의 마음을 가져볼 일입니다. 나와 민족과 인류를 애인으로 하는 국민이 되어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홍익의 문화를 구가해 봅시다. 당신은 애인이 있습니까?

장영주 | (사)국학원 국학교육원 원장, 한민족역사문화공원 원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