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의 뿌리는 한민족 전통의 선도문화에 있다
우리 국학의 뿌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 뿌리는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단군왕검의고조선, 한웅천황의 신시배달국, 한안천제의 한국을 거슬러 마고성 시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우리 한민족 고유의 선도(仙道)문화였다.
이 시대에는 선도가 개인의 완성을 위한 수련법으로서뿐 아니라 가정와 사회, 국가를 유지해주는 사회적인 규범으로 기능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신라의 석학이며 천부경(天符經)을 발견하고 해독하여 우리에게 전한 고운 최치원 선생 또한 일찍이 밝힌 바가 있다. 아래에 난랑비 서문의 일부를 옮긴다.
國有玄妙之道 曰風流
국유현묘지도 왈풍류
-나라에 현묘한 진리가 있으니 이를 풍류라고 한다.
設敎之源 備詳仙史
설교지원 비상선사
-그 가르침을 베푼 근원은 이미 선사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實內包含三敎 接化群生
실내포함삼교 접화군생
-실로 유불선 삼교의 핵심이 모두 다 포함되어 있으며
뭇 사람을 교화 하는 것이다
且如入則孝於家 出則忠於國 魯司寇之旨也
차여입즉효어가 출즉충어국 노사구지지야
-이를테면
집에 들어오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에 나가면 나라에 충성하는 것은
노사구(공자)의 유교의 가르침이요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周柱史之宗也
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주주사지종야
-매사에 무위로 대하고 말없는 가르침을 행함은
노자(주주사)의 도교이며
諸惡莫作 諸善奉行 竺乾太子之化也
제악막작 제선봉행 축건태자지화야
-악한 일들을 하지 말고 오로지 착한 일을 받들어 실행함은
석가모니(축건태자)의 불교와 같다
선생은 이 비문에서 유.불.선 3교는 인류 시원의 이 가르침(풍류도)에서부터 갈라져 나가 제2의 고등종교(유,불,선)로 발전한 것이며, 유.불.선의 사상을 포괄하고 그 모체가 된 철학이 우리한민족에게 예로부터 있었다는 것을 명확히 적어서 전했던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선사는 선가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역사서로 이해하기도 하고, 18대 한웅천황을 배출한 신시 배달국의 역사서로서 이해하기도 한다. 이 두 가지 해석이 결국 한 가지인 것이, 우리 한민족의 상대문화가 바로 선도문화였기 때문이다.
한민족 선도문화의 핵심은 홍익인간 정신이다. 우리나라의 선도와 중국의 선도는 그 격에서부터 차이가 있는데, 전자가 신선도라면 후자는 신선술이다.
중국의 선도가 장생불사, 즉 죽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이 목적이라면 우리나라의 선도는 수련을 통해 자기 실체를 깨닫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며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있다.
국조 단군이 나라를 열며 건국이념으로 세운 뜻이 홍익인간弘益人間 이화세계 理化世界였던 이유는 우리 한민족의 고유문화가 바로 선도문화였기 때문이다. 그 시대의 철학은 개인의깨달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평화에 기여하는 삶을 살자는 성통공완性通功完의 정신이선도문화의 핵심이었다. 이것을 천화天化사상이라고 한다.
사람이 목숨을 다한 것을 표현하는 우리말은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로 주위 사람들에게 해악만 기쳤을 때 우리는 '뒈졌다'라고 표현한다. 이 말도 원래는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뜻의 '되어지다'에서 나온 말이므로 속된 표현이 아니었다. 다음으로 큰 해악도 득도 없이 목숨이 다한 사람은 '죽었다' 주위 사람들이 크게 애통해할 만큼 덕을 베풀고 살았다면 '돌아가셨다', 임금이 죽었을 때는 '붕어하셨다'라고 표현했다. 마지막 한 가지 표현이 바로 '천화하였다'이다. 영적으로 완성되어 홍익인간의 삶을 살다가 생을 다한 사람만이 '천화하셨다'라고 표현되었다.
우리의 선도는 수도해서 어느 경지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중요시하여 이 세상에 얼마만큼 유익한 일을 했는가를 중요시했다. 이것이 방중술이나 불로장생을 목적으로 하는 중국의 신선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선도문화이다.
원류보다 훌륭한 아류가 있던가?
이러한 신선도를 정하는 경전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천부경이다. 우리 한민족의 신선도는 마고시대부터 한인 7대, 한웅 18대, 단군 47대를 전해오다가 고조선 47대 고열가 단군을 끝으로 맥이 끊어졌다. 그러나 그 정신만은 우리 민족의 3대 경전인 <천부경>, <삼일신고>, <참전계경>에 담겨 전해져왔던 것이다.
일지 이승헌 총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대학교)
국학원설립자, 현대국학, 뇌교육 창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