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담긴 뜻
얼굴이란 말도 얼과 굴의 합성어로 얼이 드나드는 구멍을 말한다. 얼굴에서 사물의 모습이 드나드는 굴은 누워있다고 해서 눈, 하늘의 기운이 드나드는 굴은 하늘이 서 있다.
고여 있다는 뜻의 고가 코로, 지기가 드나드는 구멍은 지기를 입는다(먹는다)는 뜻으로 입, 얼굴 가장자리에 있어 다른 이의 얼이 드나드는 구멍, 귀 등 여러 가지의 얼이 드나드는 곳이 얼굴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얼이 나타나는 곳이 얼굴이다.
얼이 무엇인가? 얼은 어떤 존재가 있다가 사라져도 남아있는 무엇, 즉 삶의 온갖 정보가 모이고 만들어져 한 사람 한 사람을 거쳐 전해진 것이 혼이다. 가계를 거쳐 이어 온 개인의 혼이 있고 한 문화의 집단이 전해져 온 민족의 혼과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지니는 인류의 혼이 있다. 이 혼을 얼이라 하고 얼이 드나드는 곳이 얼굴인 것이다. 그래서 얼이 빠져나간 사람을 얼간이라 하고 얼이 큰 사람은 얼큰이가 어른으로, 얼이 어린사람을 어린이라고 했다. 선조들이 수행을 시킨 이유가 바로 이 얼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우리’ 는 ‘울’로 울타리의 공간을 뜻하는 말에서 나왔다. ‘오는 순서대로’, ‘차례로 줄을 서듯이’ 할 때의 ‘줄’은 우리말에서 시간을 뜻하는 말이다. 이 공간을 뜻하는 ‘울’ 과 시간을 뜻하는 ‘줄’ 의 우리말 ‘울줄’은 우주를 뜻한다.
우주의 모든 생명은 ‘ ? (天)’알로서 시작하여 하늘의 세우는 기운 'ㅣ(人)' 와 땅의 눕는 기운 ‘ㅡ(地)' 에 의해 생성과 조화를 이룬다. 사람도 알로 시작하여 천, 지, 인 속에서 살(肉)과 암(知)이 만나 살며 이 살아가는 과정이 삶이다.
이 삶의 의미 속에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 ㅅ(인간)+ㅁ(땅)+ㅇ(하늘)이 잘 어울려야 조화가 이루어지고 서로가 사랑을 베풀어야 이를 유지하기 때문에 우리선조는 삶의 목표를 조화에 두고 홍익인간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수련으로 숨쉬는 법을 터득하고 몸과 우주가 수승화강(水昇火降)이란 원리로 탄생과 소멸의 변화를 거듭하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는 숨쉬는 방법이 견식호흡, 흉식, 복식, 단전, 장심식, 족식 외에 명문호흡, 백회호흡, 뇌호흡 등 참으로 다양하다.
제일 짧은 숨, 목숨이 있고 가장 위에 있다고 붙여진 웃음이 있다. 웃음은 ‘윗숨’으로 웃을 때 호흡이 저절로 잘 유통되어 가슴이 시원하고 몸이 가벼워져서 붙인 이름인데 그 효능은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다.
요즘 유행이 '웃을수록 건강해 진다' 하여 웃는 방법이 생기고 웃음대회까지 생기는 것은 참 바람직하다.
사실 아이들은 하루 500회 이상을 웃지만 어른들의 웃음횟수는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이렇듯 깨달음 속에서 만들어진 말과 글과 정신을 선조들은 후손들이 잊지 않도록 어려서부터 익히게 했다. 도리도리 짝짜꿍, 건지곤지 짝짜꿍, 잼잼(주암->주앙) 짝짜꿍 등은 아기들 놀이로만 알고 있지만 그 동작 하나 하나엔 몸을 수련시키고 정신을 일러주는 의미가 숨어 있다. 놀이뿐 아니라 노래와 이야기를 통해서도 전해 내려왔다. 몇 천 년을 이어왔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현재까지 전해져 온, 나(本性)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알려 주는 아리랑이나 자신이 진리(道)를 깨우쳐 가는 도라지, 판소리 심청전 등이 있다.
장영주 | (사)국학원 교육원장 겸 한민족 역사문화공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