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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국민, 일등 국가가 되는 길 2009.09.21  조회: 2131

작성자 : 일지 이승헌

일등 국민, 일등 국가가 되는 길

 

우리 정신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해 정신문화 지도국으로 나서야

사람은 누구나 1등을 열망한다. 그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1등은 상대적이다. 경쟁의 결과다. 1등에의 바람을 실현할 능력도, 수단도 없을 때 그것은 백일몽일 뿐이다.

우리는 1등국민, 1등국가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숱한 국난극복은 말할 것도 없다. 도저히 타파하지 못할 불행한 유산의 상징이던 ‘보릿고개’도 이겼다. 세계가 경이롭게 여기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성장도 일궈냈다. 혹독한 IMF의 위기와 시련도 극복했다. 이젠 세계 12대 경제대국의 대열에도 진입했다. 연간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기업도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가 광활한 세계를 누비며 달리고 있다. 상전벽해(桑田碧海)의 기적을 이룬 셈이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진출과 치우천황을 상징한 붉은악마의 응원과 함성에서 우리조차 미처 몰랐던 민족의 응집력과 거대한 에너지를 보았다. 미국의 메이저리그나 LPGA는 한국의 스포츠 강국 이미지를 알리는 무대처럼 되었다. 개발독재의 오명을 풀뿌리 시민혁명으로 씻어내고 민주화를 이루었다. 우리의 경제성장, 우리의 정치발전은 개발도상국의 모델이 되었다. 선망의 대상이고 기적을 이룬 나라다.

우리의 에너지를 빼앗는 것들

이것이 나라 밖에서 보는 우리에 대한 시각이다. 그처럼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나라가 안으로는 갈등과 분쟁으로 병들어가고 있다. 가슴 아픈 일이다. 사사건건 너와 나로 편을 가르는 이분법(二分法)적 현상이 곳곳에 팽배하다. 사회 저변에서는 개인적인 부의 욕망과 도덕적인 삶의 갈등에서 타자에 대한 배려가 밀려나고 있다. 불과 2년 전의 폭발적이고 순수했던 그 결집력은 과연 월드컵에서만 존재했던 것이었을까?

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부정적인 요소들을 이겨낼 수 있는 슬기와 힘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희망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인간생태학(Human Ecology)적 위기나 갈등이 성장에 따른 한시적 부작용이라는 데 착안해보자. 희망이 솟아난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역사왜곡도 따지고 보면 우리의 분열이 원인의 절반을 제공하고 있다. 분열과 갈등이 우리의 에너지를 빼앗아가고 있다. 우리가 강할 때 그들은 말이 없었다. 국민여론이 한곳으로 수렴되지 않고 있다. 사회 어디서나 반대와 찬성, 그것도 결사적이라는 극한적 대립의 파열음을 내고 있다. 개인이나 집단이나 타자에 대한 배려에 인색하다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기주의적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이다.

이런 이분법적 갈등과 분열의 사유의 형태는 과거 100여년에 걸친 외래문화의 수혈 때문이다. 외래 정신문화는 우리의 생활조건 속에 스며들었고 알게 모르게 우리의 존재조건으로 수용되었다. 때문에 우리가 겪고 있는 오늘의 위기상황은 현재적 존재조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인간생태학이라 할 수 있는 홍익사상, ‘널리 이롭게 하자’는 정신의 퇴화현상이다.

한국인 행복지수는 세계 45위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세계 45위라는 통계조사가 있었다. 경제적 성장에 걸맞지 않는 수치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만들어진다. 건강하고 행복한 문화와 함께 우리가 경제대국으로, 군사대국으로 1등국가가 되기란 쉽지 않다.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한반도, 그것도 분단된 상황에선 외형상 1등국가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의 바람이기 쉽다.

인간다운 삶을 통한 행복지수 1위의 국민, 1등국민이 모인 1등국가가 우리의 지향점이어야 한다. 인간다운 삶과 한국인다운 삶의 관계는 조화와 상생적인 것이어야 한다. 한국인이라는 우리다움의 기조 위에서 인간다움에 봉사하는 것이다. 홍익하는 한국인이 되는 것이 인류봉사의 길에 나타나는 첫 관문이라는 말이다.

한민족이, 한국이 세계 1등국민, 1등국가로 가는 길은 없을까? 경제·정치·군사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우리에겐 수천년의 역사를 지켜온 정신과 문화유산이 있다. 과거 역사 속에 남겨진 조상의 삶의 궤적 속에 답이 있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다. 1등으로의 꿈이 꿈만이 아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다. 바람직한 1등국민의 삶은 현재적 삶의 존재조건이 바람직스러울 때 가능해진다.

1등으로 가는 정치·경제적 바탕은 일구어졌다. 그 위에 새로운 국민의식 개혁운동이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경제적 받침 없는 정신운동은 성공할 수 없다. 빈곤한 민주주의도 어렵다. 그렇다면 의식개혁은 무엇이냐? 홍익정신을 오늘의 현실에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은 조상의 삶의 궤적을 찾아가는 정체성 회복운동이다. 정체성의 본원은 단군의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사상이다. 홍익정신이나 이화의 정신은 지배가 아니다. 대상을 먹이로 여기지 않는다. 상생과 조화가 기초다. 두레의 협동심이나 가래질의 조화로움 속에 나타난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타자를 윤리적 배려의 대상으로 여기는 마음, 이것은 인류의 보편적 윤리기준이다. 이런 인간생태학을 바탕으로 조형된 문화 속에선 지배와 착취가 있을 수 없다. 어느 체제에서나 인간의 삶의 목적은 소유와 지배를 통한 성공이다. 이것은 제국주의적 속성이다. 억압과 착취로 우리는 1등국민, 1등국가로 갈 수 없다. 가서도 안 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1등은 정신문화 지도국으로서의 1등국가다. 우리는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 위대한 사상을 지니고 있다. 천지인(天地人) 상호간에 상생조화를 기저로 하는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철학이다. 단군의 이 사상을 인류 보편의 윤리규범으로 중심사상으로 만들자는 것이 국민의식 개혁운동이다. 그것은 우리라는 한민족의 집단성을 전제할 때는 국학운동일 수밖에 없다. 국학운동이 국민의식 개혁운동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운동은 우리의 역사를 통해 살아있는 정신과 문화인 홍익사상을 오늘에 살리자는 한민족의 르네상스다. 사랑과 자비, 인(仁)을 모두 함유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서 홍익사상보다 간결하고 명료한 메시지는 없다. 정신문화의 중심철학으로 홍익사상을 능가할 것이 없다. 홍익정신을 중심한 의식개혁운동으로 참된 인간성이 회복되고 모든 국민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때 가정과 사회, 국가는 안정과 평화를 이룰 수 있다.

이런 사회는 천·지·인이 다같이 어울리는 삼원적 관계다. 공존과 공생의 홍익인간이 중심철학이다. 우리의 존재조건이 홍익인간과 이화세계의 실현성에 의해 규정된다는 말이다. 이런 세상, 그것은 일등국민의 나라다. 평화로운 국민의 세상이다. 우리의 역사적 임무는 우리 정신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하여 수출하는 것이다. 홍익정신을 세계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도할 때 우리는 1등국가,1등국민이 된다. 사람들을 널리 이롭게 하자는 시합에서의 1등, 그것은 이 민족의 삶의 꿈이고 덕목이어야 한다.


일지 이승헌 총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대학교)
국학원설립자, 현대국학, 뇌교육 창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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