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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3년 우리 다시 빛을 찾았다 2010.10.20  조회: 2079

작성자 : 장영주

[환타임스] 단기 4343년 우리 다시 빛을 찾았다

장영주의 국학사랑 나라사랑<3> 65돌 광복절(光復節)에 부쳐
"잃어버린 국권과 국토의 회복은 국혼을 잃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2010년 8월 10일 일본의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식민지 지배가 가져온 다대한 손해와 고통에 대해 다시 한 번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한일 병탄 또는 경술국치(庚戌國恥)는 1910년 8월 22일에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사이에 맺어진 합병조약(合倂條約)으로 1945년 8월 15일 까지 36년간 우리에게는 긴 암흑의 시간이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매년 8월 15일은 일제로부터 주권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光復節)이 되었다. 우리는 어째서 그날을 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권복일(權復日)이 아니라, 빛을 다시 찾은 날- 즉 광복절(光復節)이라고 하는가?


땅을 빼앗긴 노예들의 삶도, 나라를 잃어 주권을 빼앗긴 자의 가슴도 마냥 어둡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명의 주인이 자신이 아닌 타인이 될 때, 사람으로서의 찬란한 빛이 소멸되기 때문이다. 과연 사람에게 빛이 있는가?


우리가 세계에 가장 크게 자랑할 수 있는 한민족의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에는 ‘본심본 태양앙명 인중천지일(本心本 太陽昻明 人中天地一)’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내 마음의 근본과 우주 만물의 근본이 하나로 통할 때 일체가 밝아진다. 이렇게 마음을 밝힌 사람에게는 천지가 하나로 녹아 들어가 있다.’ 는 뜻이니 천부경은 본디 태양처럼 밝은 인간의 마음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4343년 전에 고조선을 건국하신 국조 단군 왕검께서 이어받으신 가르침인 삼일신고 5훈 중, 제2훈인 ‘신에 대한 가르침’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하느님은 시작도 끝도 없는 근본 자리에 계시며, 큰 사랑과 큰 지혜와 큰 힘으로 하늘을 만들고 온 누리를 주관하여 만물을 창조하시되 아주 작은 것도 빠진 게 없으며 밝고도 신령하여 감히 사람의 언어로는 표현할 길이 없다. 언어나 생각을 통해 하느님을 찾는다고 해서 그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통해 하느님을 찾으라. 그리하면 너의 머릿속에 이미 내려와 계시리라.’


정성을 다하여 스스로의 성품을 구하면 너의 뇌에 이미 하느님이 내려와 계시다(自性求子 降在爾腦)면서 하느님의 빛이 인간에 내재하고 있음을 밝히시니 어찌 인간이 빛의 존재가 아니랴. 인성(人性)이 신성(神性)에 맞닿은 찬연한 생명의 빛이니 이것이 바로 한민족의 국학(國學)의 요체이다. 

이와 같이 무릇 인간이라 함은 하느님의 빛이 이미 내재된 존재라는 것을 밝혀 온 민족의 의식이 국토와 주권과 문화를 빼앗김으로써 ‘인간이 본래의 빛을 잃고 어둠의 나락으로 실추된 것’이다. 더욱이 세계 식민지 경영에서도 유례가 없이 잔혹했던 일제의 교육목표는 조선 역사의 부끄러운 점을 들춰내어 민족혼을 말살하고, 황국의 신민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조선인들은 유구한 역사적 자부심과 문화에 대한 긍지가 높아 통치가 어렵다. 그들을 대일본제국의 신민(臣民)으로 만드는 방법은 그들의 가장 큰 자긍심인 역사를 각색하여 피해의식을 심는 것이다. 조선인을 뿌리가 없는 민족으로 교육하여 그들의 민족을 부끄럽게 하라. 문화 역시 일본의 아류임을 강조해 교육해야 한다.”
 
이는 밝음을 가리고 어둠을 살포한 것으로 일본 총독부 ‘조선 식민 통치사’ 의 목적이다. 역설적으로 우리 고대사를 왜곡한 제국주의의 일본인들마저도 한국인들이 ‘유구한 역사적 자부심과 문화에 대한 긍지가 높다’고 그 밝음을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일본의 총리들이 두 번이나 사죄를 하고 유감을 표한 우리의 정체성 훼손에 대하여 광복 65주년이 된 지금까지, 오히려 우리 스스로가 그 어둠을 적극적으로 걷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일제의 식민사관은 ‘실증사학’이라는 허구로, 또는 ‘뉴라이트’라는 허명으로 포장된 채 지금도 대한민국의 학교와 사회에서 버젓이 교육되고 있다.

잃어버린 국권과 국토의 회복은 국혼을 잃지 않았을 때 가능하다. 이스라엘이 나라를 잃고 2천년을 떠돌다가도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던 국토를 마련하여 건국 할 수 있던 것도 저들의 민족의 혼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태인들은 자기민족이 나치에게 탄압받은 역사를 어린 아이들에게 생생하게 가르친다. 유태인 부모들은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끔찍한 광경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리는 아이들의 머리를 틀어 쥔 채 치욕스러운 민족의 수난사를 끝까지 바로 보게 한다. ‘네가 지금 저 사진을 보지 않으면 너와 엄마는 유대인의 살가죽으로 만든 가방이 되고, 유태인의 지방으로 만든 비누가 될 것’ 이라고 처절하게 각인시킨다. 

그들은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슬로건으로 국민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가고 있다. 그 결과 독일의 수상들이 때마다 유태인의 무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면서 용서를 구하고 있는 것이고 미국의 식자들은 ‘유감스럽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의 식민지다’라고 토로한다.

각 나라와 민족의 문화, 역사, 철학을 국학이라고 하며 그 국학을 지켜오는 힘을 민족혼이라 할진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 국학의 실정은 어떠한가?

우리는 진정으로 독립을 누리고 있는가? 남과 북이 하나로 이어져 독립을 하고 통일을 이루어야 할 동력으로서의 자랑스러운 국학이 대를 이어 전달되고 있는가?

이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정신과 문화의 독립이며, 그 독립을 통한 빛의 회복이고, 하늘 닮은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빛의 존재를 모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해방이 된지 어언 65년이 지나가고 있건만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한민족의 정체성에 관심을 둔 적이 없었다. 이것이 우리 국학의 현실이다.

국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나라, 그래서 국학이 정립되지 않은 나라, 국학을 2세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나라가 된 것이다. 민족과 종교, 사상, 피부색에 관계없이 인간 개개인이 내면에 영원한 생명의 빛을 가지고 있다는 한민족의 국학을 부활시키지 않는다면 인류는 어찌 될까? 

지금도 높은 자긍심으로 국학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 각 대학마다 다투어 국학원을 만들고 있는 중국과 열광적으로 참여하는 중국의 엘리트들. 이대로 간다면 중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에서 우리의 정신문화는 설 곳을 잃고 한민족의 문화는 영원히 중국과 일본문화의 아류로 남고 말 것이다.

20세기까지 인류는 국가와 민족을 단위로 하나의 이념공동체로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다양한 문화의 간극을 어떻게 조화롭게 극복하고, 평화로운 지구촌을 이루며 살아갈 것인가로 그 관심이 모아져야 한다.

태양이 언제나 존재하면서 누구에게나 빛으로써 고루 생명에너지를 주듯이 우주광복의 원리는 모든 인간과 사물에 있어 고루 항상성과 보편성이 보장 되어야 한다. 21세기 ‘국학’은 어느 한 나라나 한 민족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한쪽이 빛을 얻으면, 다른 쪽은 빛을 잃는 것은 진정한 광복이 아니다. 전 지구인을 위한 국학이어야 하고, 모두가 ‘평화’를 실천하고 창조하는 실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기에서 구하는 사람-즉 지구인의 양성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이며 정확한 광복절의 뜻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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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국권의 회복과 국가의 건립은 바로 한민족만이 아닌 지구상의 모든 인류에게 인간완성의 빛을 회복, 즉 광복(光復)케 하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년 8월 15일을 ‘빛을 회복한 거룩한 날’로 기리고 있는 것이다.

글, 그림 원암 장영주 | (사)국학원 원장(대) 및 한민족역사문화공원 공원장
※ 본 국학칼럼은 8월 17일자 환타임스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 환타임스 칼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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