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임스] ‘우리나라가 사라졌다’
장영주의 국학사랑 나라사랑<4> 경술국치 100년 치욕... 제2의 국치?
한·중·일, 평화와 공존의 철학으로 하나 될 때 아시아와 세계 평화 이뤄져
.jpg)
8월 29일은 경술국치 100년!
경술국치는 한일병탄과도 같은 말로 쓰이고 있다. 1910년 8월 22일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서 맺어진 불법적인 조약으로 대한제국의 내각 총리대신 이완용과 제 3대 한국 통감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형식적인 회의를 거쳐 조약을 통과시켰다.
조약체결을 숨긴 채 1) 정치단체의 집회를 철저히 금지 2) 원로대신들을 연금 3) 일주일 뒤인 8월 29일이 되어서야 순종으로 하여금 양국(讓國)의 조칙을 내리도록 하였다. 총 8개조인 조약의 제1조는 "한국 황제 폐하는 한국 전체에 관한 일체 통치권을 완전히 또 영구히 일본 황제 폐하에게 넘겨준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로써 조선은 519년 동안 이어온 국권을 완전히 빼앗기고 온 겨레는 일제의 식민 통치를 받게 되었다. 그 뿐이랴. 이로부터 씻을 수 없는 동족 상잔의 비극 6.25동란의 재앙이 잉태된 것이다.
고종황제와 명치 천황은 동갑내기 국가 수반이었으나 한 사람은 자신의 국가를 번영의 반석위에 올려놓았고, 한 사람은 본인은 물론 직계 후손들과 온 백성들에게 망국의 한을 품게 한 거국적 비극의 진앙지를 만들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고구려가 연개소문 아들끼리의 불화로 쉽게 멸망했고, 구한말은 대원군과 명성황후 간의 내분이 조선호의 침몰에 불을 질렀다. 꿈과 희망의 리더군의 부재가 자초한 외우내환의 비극이다. 내부의 붕괴가 철저하게 외환을 이끌어 온 것으로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는 이 처절한 패배의 이유와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국제 정세의 흐름에 대한 무관심과 안목 부재
둘째, 중국일변도의 철저한 사대주의의 결과인 무사안일의 체질화
셋째, 서화동이(西華東夷)의 역사를 균등하고 조화롭게 보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근본인 동이의 찬란한 역사와 정체성 망각
이로써 유연한 창조력과 줄기찬 생산성을 역사의 마당에 도출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100년 전, 우리를 둘러싼 열강들의 세력 판도를 그들의 국민적인 정서에 비추어 살펴보자.
당시, 일본 사회는 군국주의의 팽배로 ‘노라구로’ 라는 들개의 만화가 국민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다. 재빠르고 영리하여 강한 자에게는 몸을 낮추고, 약한 자는 사정없이 물어뜯는 들개 노라구로의 품성을 닮은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의인화한 것이다.
그는 개인적인 야욕에 불타 임진란을 일으키고, 그 후 7년 동안 조선에 말할 수 없는 비극을 안겨 주었다. ‘노부나가’의 최하급의 몸종에서 최고의 권력자로 입신양명한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지금도 일본의 청소년들이 가장 사랑하는 국민적인 영웅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적 분위기를 타고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고 조선의 조정을 독점하기 위하여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반목하면서 줄기차게 압박을 하고 있었다. 아관파천(俄館播遷)은 바로 그런 힘의 우위를 점하려는 미국, 러시아, 일본, 중국의 각축의 와중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한 나라의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하여 남의 나라 대사관에서 1년을 기거하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하는가? 그것도 자기나라 땅에서.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 머무르는 동안 조선 정부의 인사와 정책은 러시아 공사와 친러파에 의해 좌우되었다. 환궁하기까지 약 1년간 러시아를 선두로 한 미국과 열강은 황실을 보호해준다는 댓가로 각종 경제적 이권들을 챙겨갔다.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동물은 바로 곰으로 그 곰은 한번 껴안으면 절대로 풀어주지 않는다. 오죽하면 곰의 껴안기(bear hug) 라는 말이 있겠는가? 미국인들의 국조(國鳥)는 흰머리 독수리로 목표를 향하여 이리저리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날아들어 채가는 것이다. 그것이 미국인의 품성이다.
중국은 어떠한가? 우리의 이웃에서 천 년 넘게 간섭해 왔고, 우리는 그들을 기꺼이 모시고 사대해 왔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저들은 세계에서 가장 교활하고 음흉한 방법으로 제국주의를 행하고 있다. 그들에게 한 번 걸려들면 절대로 빠져 나갈 수 없도록 옭아매고 만다. 그들이 숭배하는 용과 같다. 용이란 상서롭지만 이무기가 되면 주변을 어지럽히고 공포로 몰아넣는다.
거기에다 100년 전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 하지 못하는 가냘픈 어린 아이와도 같은 존재가 아니었는가? 이제 경술국치 100년을 맞이하여 치욕의 역사를 지나간 과거로 치부하며 잊어버린다면, 그리하여 그 원인을 자세히 규명하여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제2의 국치를 불러들이지 말라는 법이 없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국제정세는 100년 전의 대한제국과 흡사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국제 이해관계와 내부갈등, 설상가상으로 민족의 분열이라는 현실에 처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위기나 국난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올 수 있다.
우리는 현재를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은 “오성홍기에는 조선혁명가의 피가 배어 있다”고 말했다. 그 만큼 북한은 중국공산당의 혁명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북한과 중국은 여전히 ‘혈맹(血盟)’이다. 일본과 한국, 미국의 동맹이 북한, 중국, 러시아의 동맹과 대결의 국면을 맞는 신냉전 시대로 갈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때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생존하고 나아가 평화에 기여 할 수 있겠는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역사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 역사 속에 한·중·일 공동의 유전자로 흐르는 공통의 키워드가 존재한다. 함께 나누고 같이 복원 할 수 있는 역사와 문화가 있으니 바로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의 역사와 이화세계 건설의 철학이다.
국조 단군의 홍익철학과 천지인의 천손문화는 천부경을 통해 그 정신이 우리나라에 남아있고, 천손문화의 제도는 천황제도를 통해 일본 곳곳에 남아 있으며, 단군 조선의 광대한 영토는 중국 땅에 남아 있으니 한·중·일 삼국이 평화와 공존의 철학으로 하나가 될 때 아시아의 평화, 세계 평화는 이루어질 것이다.
국경이 사라지고 세계가 지구촌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이 시기에 인류의 의식이 홍익정신, 곧 지구인의 의식으로 확대 되는 깨달음에 이를 때, 모든 인류가 자신의 뇌 안의 모든 정보의 주인이 될 때, 우리에게는 아직 빛나는 기회는 있다.
이제 또 다시 경술국치의 그 치욕스런 역사가 재현된다면 우리만이 아닌 인류 전체의 평화가 깨어질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인류가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생존과 번영의 기회를 창출하여야만 한다. 그런 인재를 대량으로 배출해 내는 것이 한민족이 인류 앞에 기여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글, 그림 원암 장영주 | (사)국학원 원장(대) 및 한민족역사문화공원 공원장
※ 본 국학칼럼은 8월 28일자 환타임스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 환타임스 칼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