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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신문명의 시작이 될 제3의 개천이 필요하다 2010.11.08  조회: 2204

작성자 : 김진희

새로운 정신문명의 시작이 될 제3의 개천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개천이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무슨 연유로 해서 나라의 생일을 개천절이라 하여 기념하게 되었을까?


우선 개천을 한글 발음으로만 한다면 그 뜻을 알 수가 없다. 개천은 한자어다. 開天 이라고 쓰고 개천이라고 읽는다. 글자 그대로 한다면 하늘을 연다, 하늘이 열렸다, 열린 하늘의 뜻이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하늘이 무엇인가를 안다면 개천절의 의미도 나름 파악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때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일은 최근 한자는 우리의 선조가 만든 우리 글자라는 학설이 설득력 있게 대두되고 있다. 음과 양이 합하여 완전해지듯이 한글과 한자도 그렇게 봐야만 할 것이다. 한 예로 대만에 있는 중국어 사전에는 영어단어를 읽는 발음기호를 다는 것처럼 한자를 읽는 발음기호가 표기된다. 즉 자신의 글이 아니라는 직접적인 반증인 것이다.


개천이라 해서 눈에 보이는 저 파란 하늘을 연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기서의 하늘은 눈에 보이는 하늘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저 파란 하늘이 아니라 ‘다른 하늘’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 의식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즉 형상화되기 이전의 상태를 인지했다. 이것은 인식의 변화, 즉 의식의 혁명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천은 인식의 문제이며 문명의 문제다.


하늘이 열리는 체험이 있었기에 개천을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에는 인내천 (人乃天)사상 , 천지인 철학이 있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는 사상이다. 사상은 곧 생각이다.


그리고 지감, 조식, 금촉의 형태로 전해 내려온 선도수행이 있다. 수행 끝에 하늘이 열리는 체험을 하게 되니 이것을 곧 개천이라고 명명하게 된 것이다. 그 하늘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곧 하늘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적인 가치가 아니라 절대가치인 것이다. 자기 자신이 갖는 절대가치로의 의식 대혁명 이것이 바로 개천인 것이다. 절대가치로의 인식의 대변화를 지나온 사람들이 인류의 문명을 밝혀 왔을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가 기념하고 있는 개천절의 의미가 좀 더 확연히 다가온다. 의식의 혁명을 경험한 일단의 무리들은 공동체를 더 공고히 하여 신시배달국을 연다. 이것이 개천절의 첫 유래이다.

나라를 연 것이다. 그리고 홍익인간 제세이화의 철학을 정립하였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세상을 진리화 하라.” 이것이 곧 나라를 세운 목적이며 절대 불변의 가치관이었다. 세계사에 유래가 없는 건국이념이다. 신시배달국의 이 철학을 단군조선이 계승하여 제 2의 개천을 이루게 되어 현재의 우리에게 까지 그 맥이 닿아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상 같은 운명을 타고난 셈이라면 너무 과장한 것일까?


나라의 최고 수장과 함께 크게 기뻐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기념해야할 건국일을 맞는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개천절을 폐기하자는 의견까지 있다고 한다. 이는 자기 자신이 나온 뿌리를 잘라버리겠다고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각이다. 수행문화가 단절된 결과이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잊은 오랜 망각의 결과이다. 누구의 탓이 아니다. 바로 내가 하늘임을 잊은 나의 탓인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로 지구촌은 몸살을 앓고 있다. 굶주림과 전쟁, 폭력과 환경파괴가 그칠 줄 모르고 고장난 기계처럼 질주하고 있다. 우리는 자기 존중이라는 절대적인 가치를 잊은 까닭에 우리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이 곧 하늘이며 땅인 존재라는 제 3의 개천이 불길처럼 일어나야 하는 시대적인 사명이 여기에 있다. 지금 지구의 위기는 먹을 것이 부족한 것이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면 충분한 것도 서로 나누지 못하는 의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철학을 정립한 한민족의 후예인 대한민국이 새롭게 각성해야 할 필요도 여기에 있다. 홍익인간 정신, 곧 개천의 정신은 일개 개인의 정신이 아닌 나라의 정신, 즉 국혼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이다.


오래 전 우리 선조가 개천된 의식으로 인류에게 문명의 첫 불을 선사하였듯이 새로운 정신문명의 불을 밝혀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하였다. “지구상에 문명의 시대를 열어젖힌 위대한 의식의 대전환이 지금 당장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일어나야 한다.”고 위기의 시대는 말하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은 나의 몫이다. 선택했다면 그 선택은 나와 민족과 인류를 살리게 되는 위대한 선택으로써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다. 이것이 제 3의 개천이요, 국혼의 부활이며 새로운 정신문명의 시작이다.


김진희 (서울강남1지역 국학원장)


출처 : 국학뉴스 http://www.kookha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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