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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청 최윤덕상(像)과 광화문 이순신상, 그리고… 2010.12.08  조회: 2829

작성자 : 천우

창원시청 최윤덕상(像)과 광화문 이순신상, 그리고…

 

올해 통합창원시가 출범하면서 새로 생겨난 통합시의 상징물 중 하나가 바로 창원시청 옆 중앙로 입구에 자리한 최윤덕상이다. 정렬공 최윤덕 장상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하자면 창원에서 출생하여 세종대왕 대에 크게 이름을 떨치신 위인이다. 현재 정렬공의 묘는 창원시 북면에 소재하고 있다.

최윤덕 장상의 상은 필자의 짧은 식견으로 보아 많은 역사적 고증을 거쳐 잘 만들어진 상인 듯하다. 그 이유는 활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예로부터 활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무기이다. 중국은 창술, 일본은 검술, 우리나라는 궁술로 대표할 수 있다. 그래서 활이라는 장거리 무기를 잘 다루었기에, 특히 공성전(성을 공격하고 방어하는 전투)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였다. 그래서 칼이 아닌 달리는 마상에서 활을 겨누는 모습은 아주 잘 선택된 형상이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 수도 광화문 앞의 수호상징으로 있는 이순신상은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고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성웅 이순신이라는 위인의 의미와는 별개로 너무도 안이하게 만들어진 상이다. 지장과 덕장의 공식영정과 같은 온화한 인상은 온데간데없고 일본의 사무라이와 같은 사나움만 있고, 갑옷은 전통 두정린 갑옷의 형식과 판이한 중국갑옷에 가까운 갑옷이며, 칼은 휨의 각도 등으로 볼 때 일본도에 가깝고,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충무공께서 왼손잡이라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오른손잡이가 분명할 진대, 칼을 오른손에 들고 있어, 왼손으로 칼을 빼야 하게끔 하여놓았다.

이는 이순신상의 제작에 참여한 사람 그 어느 누구도 역사적 고증은 고사하고 <난중일기>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뜻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난중일기 그 어떤 일자에도 검수련을 하였다는 글귀는 없다. 그러나 매일같이 활쏘기를 하시며 신체를 단련하시고 마음을 다잡으신다. 그렇다면, 이순신상을 세울 때도 당연히 활을 쏘고 계시는 모습이 훨씬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

상(像)이란 과거를 돌아보라는 의미…나라 세운 단군상도 흔히 볼 수 있었으면

현재 광화문 이순신상은 잠시 보수 중에 있다. 보수가 아니라 다시 제작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 국혼을 살리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외람되지만 한 말씀 더 붙이자면, 우리나라의 위인상은 반만년의 기나긴 역사를 가졌음에도 어찌하여 조선시대 위인들의 상들만 도배가 되어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꼭 우리나라의 과거는 조선시대밖에 없는 듯하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세운 국조 단군상은 왜 목이 잘려나가고 훼손을 당하고 어제까지 멀쩡히 있던 단군상이 왜 하루아침에 철거되는지 그 또한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상이 미국사람에 의해 훼손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 있는가? 설령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난다면 미국 50개 주가 다 들고일어날 일이 아닐까?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런 일이 생겨도 너무 조용하다.

상이라는 것은 그것을 모시고 숭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으로서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고 역사적 기념의 의미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최윤덕상과 같이 세밀한 고증과 고찰을 거친 완성도 높은 상과, 조선시대를 벗어난 그리고 우리나라를 세운 국조 단군의 상을 우리나라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천우(국학원 전문위원·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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