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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회 국민강좌] 국학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제언 2009.10.05  조회: 2360

[68회 국민강좌] 국학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제언
김동환 연구위원 | 현 국학연구소 연구위원

 

Ⅰ. 들어가면서


국학운동이라는 단어는 쉬운 듯한 말이면서, 매우 어렵고 복잡한 말이다. 더욱이 국학운동의 세계화라는 표현은, 아마 현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가치 확산 운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국학운동이라는 가치 활동이, 철저한 철학적?개념적 토대 없이는 진행?성공할 수 없는 운동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철학적 개념화와 더불어, 단계적 구체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국학운동과 또 그것의 세계화라는 행위는 자칫 역사의 불꽃놀이로 끝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기서 국학운동이 과연 무엇이고, 또 국학운동의 세계화란 어떻게 하는 것인가 라는 문제를, 좀더 개념화하고 구체화하고 개량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Ⅱ. 국학운동이란 무엇인가


1. 개념
국학운동이란 단어는 국학과 운동의 합성어로서, 국학이라는 말과 운동이라는 어휘의 의미를 동시에 포함한 말이다. 그러므로 국학운동이라는 말은 “우리의 국학과 관련한 제반의 목적을 이루려고 힘쓰는 체계적인 활동”이라고 개념화할 수 있다.


2. 국학운동이 성립될 수 있는 조건
국학운동이 하나의 운동으로 성립할 수 있기 위해서는 내재화와 그 외연화를 위한 조건이 필요하다.

(1) 내재화를 위한 조건이란 치밀한 국학 논리 무장을 말하는 것으로, 첫째, 왜 국학인가에 대한 분명한 해명과 함께, 둘째, 무엇이 국학인가에 대한 확신, 그리고 셋째로, 국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국학은 우리의 국시이기에 우리의 삶과 불가분의 당위성을 가진 가치임을 밝혀야 하고, 그 개념과 속성 그리고 그 실체와 범위를 철저한 논리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그 체득을 위한 공부와 실천을 행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2) 외연화를 위한 조건이란 체계적인 활동으로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을 성숙시키는 것으로, 여기서의 운동이란 단순한 물리로서의 운동(motion; movement)이 아니며, 체육으로서의 운동(exercise; recreation; sports)도 아닌, 집단적 노력?활동?투쟁(an effort; a movement; an agitation; a campaign; a drive)을 말하는 것이다. 또한 국학운동의 바람직한 조건으로서는 올바른 활동?진보적 활동?효율적 활동을 제시하고 싶다. 올바른 활동(MOIDUN)이란 도덕성moralitet?정체성identity?보편성universality을 전제하는 것이며, 진보적인 활동(CROPEX)이란 창조성creativity?개방성openness?외향성extroversion을 담보로 하는 것이고, 효율적 활동(SYDUCO)이란 체계성systemicity?지속성durability?일관성 consistency이 보장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Ⅲ. 국학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제언


1. 개념
국학운동의 세계화란, 우리의 국학운동이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활동 가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개방적 가치(소극적/수동적 개념) 또는 우리의 국학운동을 세계 보편적 가치 운동으로 확산?승화시키는 활동(적극적/능동적 개념)을 말한다.


2. 세계화를 위한 조건
국학운동의 세계화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극복해야 할 장애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학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단계로, 한반도의 문제 해결과 동북아시아의 격랑 속에서의 생존, 그리고 인류공존의 가치운동으로서의 승화라는 단계를 반드시 밟아야 할 것이다.

(1) 한반도의 문제해결이라는 것은 우리가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의 국학을 중심으로, 시간적 경험에 대한 골대를 세우는 작업과 더불어, 공간적 융화를 위한 대의명분을 분명히 찾아야 하며, 문화적 공통분모를 위한 당위적 요소를 확실히 드러내야 할 것이다.

(2) 동북아시아의 격랑 속에서의 생존이라는 의미는 다가오는 동북아시대를 위해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와도 맞물린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 현실에 대한 치열한 반성과 동북아를 묶을 수 있는 문화소(文化素)를 발견해야 하며, 그 문화소와 관련된 논리 체계와 더불어 활동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3) 인류공존을 위한 가치운동으로서의 승화라는 것은 국학운동의 적극적 세계화라는 말과 바꿀 수 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먼저 원심운동으로서도 무너지지 않을 구심점이 무엇인가를 확인해야 하고, 그 구심점의 보편적 가치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보편적 가치와 관련된 논리 체계의 개발과 더불어 세계화 운동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Ⅳ. 나아가면서


그 동안 우리의 국학은 절망과 암흑의 시대를 지내 오면서도 우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가치로 흘러왔다. 유?불에 억눌려 처절하게 유린된 국학이나, 질곡의 시대에 광복을 위해 외쳤던 국학, 그리고 분열과 혼돈의 시대에 하나됨과 질서를 위하여 부르짖는 현금 국학의 모습 속에 그러한 열정이 숨어 있는 것이다.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말이 당연시되는 지금이다. 경제의 규모가 세계의 상위권에 다다라 있고, 구심없는 한류(韓流)의 열풍이 동양을 넘어 서양까지 요동치고 있다. 세계적이란 수사(修辭)가 붙은 많은 대회들이 심심치 않게 열리고, 군(郡)이나 면(面) 단위까지 각양각색의 문화잔치가 넘쳐나는 추세다. 영어마을이 여기 저기 들어서고, 원어민 교육 열기로 시골 마을들까지 호들갑이다. 한국 속의 세계라는 말도 낯설지 않은 시대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우리 국학의 정체성이다. 늘 박토(薄土)의 역경 속에서 잡초처럼 생존해 왔고, 외래학(外來學)의 열풍에 밀려 휴지기(休止期)로 보내기가 다반사였다. 세계학이 범람하고 문화의 풍년기라고 이야기되는 이 시대에도, 국학에 대해 변명을 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고 수많은 학문적 업적과 문화적 극성 그리고 한류 열풍이 우리 국학의 모습을 대변하고 상징화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우리의 알맹이 없는 문화적 현실과도 부합되는 말이다.


어쩌면 국학운동의 세계화라는 구호는, 우리 문화의 이러한 현실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역설적으로 상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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