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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회 국민강좌] 서울 정도(定都) 500년 역사 속의 하늘, 땅, 사람 2009.10.05  조회: 2952

[73회 국민강좌] 서울 정도(定都) 500년 역사 속의 하늘, 땅, 사람
박성수 총장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이번 강좌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이시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으로 재직 중인 박성수 총장님을 특별 초빙하여 [서울 정도(定都) 500년 역사 속의 하늘, 땅, 사람]이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서울의 하늘, 땅, 사람 속에 담긴 우리 고유 선도문화의 정수를 박성수 총장님 특유의 달변으로 들어보실 수 있는, 흥미롭고도 귀중한 자리가 될 것입니다.


박성수 총장님은 일본 역사 교과서에 한국사가 왜곡된 부분이 많아서 단군연구를 시작하셨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단군에 대한 연구를 지면에 발표하고 계신,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대표적인 석학 중의 한 분이십니다.

○ 주제 : 서울 정도(定都) 500년 역사 속의 하늘, 땅, 사람
(부제) 조선시대의 왕과 신하들
○ 강사 : 박성수 총장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 일시 : 2009년 7월 14일 화요일 오후 7시
○ 장소 :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 강당 (전화:02-735-2701~4)

강사소개 :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학과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역사연구실 실장,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실장, 대한상고사학회 회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초대총장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으로 활동 중이다. 포상으로 국민훈장 목련장,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하였다.
- 주요 저서 : 『단군문화기행』, 『정인보의 조선사연구』를 비롯하여『새로운 한국사』, 『일본 역사교과서와 한국사의 왜곡』, 『독립운동사 연구』, 『조선시대 왕과 신하들』등

 

1. 원구단에 천제를 지내자.
조선이 건국되어 서울을 수도로 정한지 어언 600년이 되었고 그동안 수많은 우여곡절 즉 起承轉結이 있었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서울이 理想鄕이 되는 것이다.


서울에는 동쪽에 종묘가 있고 서쪽에 사직단이 있다. 그리고 한 복판 소공동에 원구단이 있었다. 이 셋이 갖추어져야 서울이 서울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지금 원구단이 없고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서울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등 대궐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곳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원단이다. 원단은 일명 원구단, 환구단이라고도 했는데 서울의 소공동이다. 지금 삼성 롯데 등 대재벌이 소공동 땅을 사들여 나라를 지배하려 들고 있다. 나라의 중심은 당연히 나라가 소유하여야 한다.


원단에서 제천하는 행사는 조선왕조 건국 초부터 시작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원구圓丘는 천자가 하늘에 제사 지내는 예절이니 이를 폐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여러 지방 주군州郡의 성황城隍은 이 나라 고유의 제소祭所이니 그 고을의 수령에게 매년 봄, 가을에 제사를 지내도록 허가하소서. 조선의 단군은 동방에서 처음으로 천명을 받은 임금이고 기자는 처음으로 교화를 흥성하게 한 임금이니 평양부로 하여금 제사를 지내게 하여야 할 것입니다. (태조 1 1.8.11 경신 예조전서 조복趙?의 상서) 이처럼 아무리 사대주의가 강한 나라가 조선왕조였다고 하더라도 하늘에 제사지내는 제단은 있어야 기우제를 지낼 수 있었다. 하늘에 제사지내는 것은 선도문화의 시작이자 끝이다. 하늘에 제사지내는 원단이 국초에 서울의 한강변에 있었다. 원단이란 천단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천신제의 유습은 조선의 건국이후에도 계속되었던 것이다.


그 내력을 보면 다음과 같다. 태조 태종 조에 나라에서 하늘에 비를 빌고(禱雨) 또 풍년을 빌었으며 (祈穀) 세조는 친히 제사에 납시기까지 하였는데 뒤에 거행하지 않았다. 태종 9년 신묘에 남쪽 교외에 원단을 쌓았다가 이듬해 임진년에 혁파하였다. 태종 13년 을미에 다시 영상 유정현을 보내 원단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이는 천제를 폐지한 뒤 한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이 제천으로 도우禱雨한 것은 분명하다. 이때 변계량이 상소하기를 “우리 동방에서는 단군이 하늘에서 내려왔으며 중국의 천자가 분봉하지 않았습니다. 또 명태조도 이 사실을 알고 조서를 내려 ‘의식은 우리나라 본래의 풍속을 따르고 법도 옛날부터 전해온 제도를 지키라’고 하였습니다. 해외의 나라는 처음부터 하늘에서 명을 받았으니 그 하늘에 제사한 예가 매우 오래 되어 변할 수 없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하오니 마땅히 남교에서 제천하는 것이 가하다고 생각합니다.” 고 하니 태종이 그대로 따랐다.


2. 역사란 우주라는 집이다.

1) 三才와 三神
역사란 우주에 대한 문답이다. 宇는 하늘과 땅이라는 집, 宙는 天?地?人 모두가 변하는 역사라는 집이다. 天?地?人을 세 가지 기본 즉 三才 라 한다. 하늘은 만물을 낳고 (창조) 땅은 만물을 길러내고(교육) 인간은 만물을 완성한다.(통치) 바로 환인 造, 환웅 敎 또는 茂, 단군 治의 三神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한인의 조화와 한웅의 교화 그리고 단군의 치화이다.


2) 天人之際 古今之變 一家之言
역사를 쓰는 데 좌사가 있고 우사가 있었다. 左史는 말을 기록하고 右史는 행동을 기록한다(左史記言 右史記動 -「漢書 藝文志」) 여기서 말이란 이상이며 행동은 현실이다. 언행은 다르다. 역사란 본시 지저분한 것이다. 인간들은 모두 예외 없이 자기가 있던 자리를 어질러 놓고 간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이르기를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구명하고 고금의 변화를 통달하고 일가의 말을 이룬다.(究天人之際 通古今之變 成一家之言 -「史記 太史公自序」)’고 하였다.


서울의 장래 또는 미래 서울을 세계의 도시 이상향으로 만들어야 한다. 콘크리트의 숲에서 대기오염의 땅에서 푸른 숲의 도시, 맑고 깨끗한 도시로 재창조하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녹화하는 것이다. 자전거만 탄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자동차에서 내려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3) 천제와 修身理性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는 비단 고려시대의 유습일 뿐만 아니라 멀리 삼국 삼한 부여를 거쳐 단군조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리 역사의 뿌리요 중심입니다. 뿌리 없이 번성하는 가지와 잎은 곧 시듭니다. 필자는 오늘의 서울이 그렇다고 봅니다. 잘 알다시피 제천의 문화는 우리가 세계에서 제일 먼저 발전시킨 문화입니다. 필자는 이 제천문화를 단군문화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육당 최남선은 단군이 곧 천군 이라 하였습니다.


부여의 迎鼓(10월) 고구려의 東盟(일명 東明 10월) 예의 舞天(10월) 삼한의 祈豊祭(5월) 모두가 풍년을 기원하거나 풍년에 감사하는 祭天행사였습니다. 이 때 반드시 음식하고 가무하였으니 음식가무는 인류문화의 시작입니다. 삼한의 기풍제를 일명 天祭舞(한밝춤)이라 해석한 이가 양주동 교수였습니다.


천제에는 반드시 춤을 추고 노래를 하여 사람들이 기쁨을 만끽하여 쌓이고 쌓인 긴장과 불만을 풀어야 하는데 이때 악기로는 우리 고유의 북(鼓)을 치고 거문고(玄琴)를 탔습니다. 북은 용기를 북돋아주었기 때문에 북이라 하였고 거문고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고 진정시켜 주었으니 이를 修身하고 理性한다 하였습니다. 理性이란 인간의 인성 즉 天性을 길러 주고 마음속의 악을 물리쳐 善性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4) 한국사의 맥은 天君의 脈
우리 역사는 지금 삼국 고려 조선의 왕조교체를 단지 불교와 유교의 관점에서 해설하는데 그친다. 그래서는 우리 역사의 중심 이념 그리고 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신라-朴赫居世, 발해-大祚榮, 금-金幸, 고려-王建 그리고 조선-李成桂 등은 모두 단군의 후손이요, 그 정통을 이은 임금으로 자처했습니다. 그렇지 않은 건국자는 정통성을 잃은 통치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증거로 우리는 우리 나름의 독자적인 아니 우리 고유의 하느님을 모셔왔습니다. 애국가에 나오는 하느님은 부처, 공자, 마호멧과 예수를 능가하는 천신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환인 환웅 단군의 하위에 있는 신들이었습니다.


공자보다 400년이나 앞선 기자가 단군을 흠모하여 한국에 귀순한 사실을 조선 유학자들은 강조하였습니다. 是日也放聲大哭으로 유명한 장지연이 조선유학사에서 기자를 조선인으로 보고 유교를 우리 학문으로 보았다.


천제의 전통은 신라, 백제, 고구려의 삼국으로 이어졌고 고려의 팔관회(고려사의 기사로 118회)와 연등회(110회) 그리고 天安節 천제석 天帝釋道場 등응로 이어졌고 금나라의 天淸節(金)로 계승되었다. 중국 북경의 天壇은 명이 세운 제천단이 아니라 우리보다 훨씬 후에 청이 세운 원구단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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