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회 국민강좌] 풍류도와 신인합일의 신학
소금 유동식 | 연세대 명예교수
풍류도는 한국인의 얼[심성(尋性)]이요, 신학은 기독교의 도저[복음(福音)]에 대한 해석학이다. 우리의 얼에 입각한 복음 이해를 도모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신인합일론이 있다. 신인합일이란 실체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음양 태극도와도 같이 신과 인간이 둘이면서 하나요, 하나이면서 둘인 불일부이(不一不二)의 관계구조를 말한다.
한국인의 존재론(存在論) [천부경(天符經)]
1) 우주론
“一始無始一 析三極無盡本,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무시 무종한 <하나>님은 자신을 쪼개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창조하셨다. 그러나 그 자신은 늘지도 줄지도 않는다. <하나>님은 초월적인 존재인 동시에 모든 것 안에 있는 존재근거이시다.
이것을 형상으로 표현한다면 이러하다.

회삼경(會三經)
2) 인간론
“本心本 太陽昻明 人中天地一 一終無終一”
인간의 본성은 태양을 본떠 밝은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 속에 빛이신 처지의 <하나>님이 계심으로써 (人一三, 人中天地一, 神人合一) 우주창조는 그 완성에 이른다. (一終無終一)
3) 가치론
“喆有此三寶 故能詮其美”[회삼경(會三經), 천부경의 연역서(演繹書)]
밝은 사람(人中天地一)은 이 세 보배(天一一, 地一二, 人一三)을 소유함으로써 능히 그 아름다움을 온전히 할 수 있다.
삼보란,
1. 天一一, 天中地人一
2. 地一二, 地中天人一
3. 人一三, 人中天地一

완전한 미의 상징도
인간의 존재 이유는 완전한 미를 성취 하는데 있다.
Ⅱ. 한국인의 영성(얼) [풍류도(風流徒)] - 國有玄妙之道 (孤雲) (三國史記)
1) 풍류도
“풍류”란 美적 개념이다. 일반적으로는 자연과 예술과 인생이 혼연일체가 된 경지의 미를 뜻한다. 그러나 고운이 한국인의 영성으로서의 풍류라고 할 때에는 거기에 한국인 고유의 미의식이 깔려 있다.
風流라는 한자는 우리말의 ‘부루’(불, 밝, 환, 하늘)에 대한 이두식 표기라고 생각된다. 알타이어의 ‘부루칸’은 天神을 뜻한다. 그리고 道는 종교적 개념이다. 그러므로 풍류도는 “종교-예술적 개념”이다. 이것이 한국인의 이상을 담은 종교의식으로서 영성이며, 한국인으로 하여금 한국인이 되게 하는 <얼>이라 했다. 풍류도란 곧 <人中天地一>의 신인합일에서 오는 완전한 아름다움을 내포한 한국인의 영성이다.
2) 포함삼교(包含三敎)
풍류도는 실로 유, 불, 선 삼교의 종지(宗旨)를 다 포함한다고 했다. 위 삼교의 종지를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볼 수 있다.
克己復禮 (儒敎)
歸一心源 (佛敎)
無爲自然 (道敎)
예(禮)는 하늘의 덕(德)이요, 일심(一心)은 여래장(如來藏)인 불심(佛心)이요, 자연은 스스로 소의면한 천성을 뜻한다. 곧 삼교는 다 같이 나와 이 세상에 집착한 자기를 극복하고 <하나>님이 주신 천성(영성)으로 돌아가기를 가르친다. 이것은 곧 人中天地一의 실현이요, 神人合一의 실현이다.
인간의 心性을 감성과 이성과 영성으로 나누어 본다면, 이 세상에 집착한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감성과 이성이요, 천성을 담고 있는 것은 그 안에 있는 영성이다. 그러므로 삼교의 종지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풍류도는 한국인의 영성이며, 얼이다.
3) 접화군생(接化群生)
人中天地一(神人合一)의 풍류도가 한국인의 얼이다. 그러므로 한국인으로 하여금 한국인이 되게 하는 것은 풍류도이다. 풍류를 우리말로 표현한다면 ‘멋’이다. 한국인이 된다는 것은 멋을 알고, 멋을 지닌 인격이 된다는 말이다. 풍류를 모르고 사는 한국인은 멋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다.
Ⅲ. 한국인의 복음 이해 (風流神學)
기독교의 도리(福音)는 그리스도의 세 사건으로써 구성되어 있다. 곧 그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 사건이다.
1) 그리스도의 탄생 (道成人身)
하나님이 천지만물을 창조하실 때 그는 그의 말씀(Logos, 도리)을 통해 이루셨다. 그런데 그 말씀이 인간이 되어 오신 이가 예수 그리스도라고 믿는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말씀인 道가 인간이 되신 분이요, 그는 곧 神人合一者이시다. (요한복음 1장)
2) 그리스도의 죽음 [십자가의 대속(代贖)]
인간의 존재이유인 美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이 세상에 집착한 비본재적 자아(죄)를 극복하고, 천성으로 돌아감으로써 신인합일(人中天地一)을 성취해야 한다.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 인간에게는 자기를 극복하고 무아(無我)에 이를 능력이 없다. 그리하여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창조목적인 ‘아름다움’을 달성하시기 위해 그리스도로 하여금 십자가 위에서 죽게 하시었다. 이것은 모든 인간을 대신하여 자기부정을 감행하게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인간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믿고 받아들임으로써 자기를 극복하고 신인합일의 궁극적 아름다움에 이르게 된다.
3) 그리스도의 부활 [아름다운 영생(永生)]
십자가에 돌아가신 그리스도는 다시 영체로 부활하심으로써 인류를 위해 신인합일의 역사를 완성하시었다. 이제 인간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고 받아들임으로써 신인합일에 이르게 되었다. 곧 보이는 이 세상에 있으면서 동시에 영적인 부활체로서 살아가는 실존론적(實存論的) 존재(存在)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그리스도인들은 복된 소식 곧 복음이라고 한다.
복음이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제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사는 새로운 존재가 되게 하는 도리를 뜻한다.
십자가상에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신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너희는 내 안에 있고, 나는 너희 안에 있음을 알리라” (요한 14:20)
이는 곧 그리스도를 매개로 하나님과 우리가 하나가 되는 삼태극적(三太極的) 관계구조(關係構造)를 설명한 것이다.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아래와 같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를 내안에 모심으로써 하나님의 자녀가 된 특권을 누리게 되는 것이며 자유와 평화와 사랑의 기쁨 속에 아름다운 인생을 창조적으로 살아가는 실존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성서에 기초한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내용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天符經>이 제시한 人中天地一이 지닌 완전한 아름다움(會三經)의 성취를 볼 수 있다. 이것을 그림으로 그려 본다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간격을 둔 것은 역사의 전개를 표시한 것이다. 복음은 철학이 아닌 역사적 사건이다.
○ 강사 : 소금 유동식(연세대 명예교수)
○ 주제 : 풍류도와 신인합일의 신학
○ 일시 : 2010년 1월 12일 화요일 오후 7시
○ 장소 : 호연재 HRD센터-뮤지컬하우스 6층 (전화:02-2234-3687~9)
○ 찾아오시는 길 : 3호선, 6호선 약수역 8번 출구에서 2분 거리 (약도 바로가기)
○ 참가비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