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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회 국민강좌] 정체성의 위기와 한국사회의 진로 모색 2010.02.11  조회: 3782


[80회 국민강좌] 정체성의 위기와 한국사회의 진로 모색

이태복 대표 | 前 보건복지부 장관


Ⅰ. 한국사회의 혼란과 분열상

- 월드컵 때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대~한민국’의 함성은 사라지고 갈등과 대립이 요란하다. 
- 용산참사, 세종시를 둘러싼 이 나라의 갈등과 대립은 생산적인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정파적 계층적 이해를 둘러싼 대립이어서 공동체적 인식과 함께 문제를 풀어간다는 사고방식은 애초부터 배제되었다. 
- 이런 갈등양상은 정부의 갈등해소대책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설득에 중점을 둬 노력하기보다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 접근방식에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어느 쪽이든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이를 위해 서로 다른 방법을 조화롭게 통합시켜 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쟁취하고 배제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 이런 분열의 바탕에는 극심한 양극화현상이 드러나고 4백만 명이 넘는 실질적인 실업자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서민들의 좌절과 절망이 자리잡고 있다. 
- 한편, 극히 일부 대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부의 축적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증가해 시장과 사회, 문화, 종교 등 전 영역에 걸쳐 지배적 영향력이 강화돼왔고 이제는 국민적 담론 형성에 중요한 언론매체를 직접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Ⅱ. 한국사회의 경제구조변화와 문화의 왜곡

- 그런데 IMF 이후 세계화의 광풍이 불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면서 초국적 기업, 특히 투기적인 금융자본이 한국사회에 직접 진출하고 한국의 대기업들도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 구도를 형성하게 되면서 노랑머리 연예인이나 영어이름을 쓰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농촌사회에 베트남 등 여성들이 정착하면서 민족문화라는 용어보다 자기중심이 없는 다문화라는 용어도 행정용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 민족주체성과 민족문화를 강조했던 지난 세기와 다르게 21세기에 접어들어 세계화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하며 자기정립을 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 고민 없이 IMF 관리체제의 충격과 강요로 시작돼 무비판적으로 서양문화, 특히 힙합 같은 미국문화를 선진문화로 인식하고 무조건 따라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 이에 따라 영어공용화론자까지 공공연하게 대두하고 정부가 나서서 대학교육을 영어로 해야 세계화에 부응할 수 있는 것처럼 강요하고, 국사교육이나 한글전용을 시대착오적인 국수주의적인 것처럼 여기는 풍토가 조성되었다. 
- 하지만 2008년 리먼사태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강조하고 한국적인 여러 모델을 사회주의적인 것으로 매도했던 미국정부와 금융권이 거꾸로 은행의 국유화나 저금리정책으로 자금을 대거 풀면서 그들의 이중적 태도가 드러나고 속셈이 폭로되면서 그동안 ‘글로벌 스탠더드’로 믿고 일방적으로 따라갔던 외자유치우선, 규제완화, 감세와 시장중심 흐름에 반성과 회의가 일기 시작했다. 
- 특히, 향후 달러 패권이 흔들리고, 미국적 사고방식과 문화가 최선이 아니며, 각자의 조건에 맞는 경제사회모델을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아시아국가들, 예를 들면 말레시아나 싱가포르의 바스켓 통화제도 등과 비교하여 환율급등과 급락에 경제전체가 흔들려온 한국의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여러 경제제도와 사회문화 등에 문제가 제기되고, ‘미국 따라 하기’가 주춤거리고 있다. 
- 하지만 한국지도층의 몰역사성과 주체성 부족은 아주 고질적인 것으로, 한국공동체의 운명을 개척하고 내일을 어떻게 건설해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승자독식의 가치관과 한국공동체의 역사와 문화를 소중히 하기보다 외국 것을 무조건 추종하는 사대주의, 민족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세계 각국와 교류하여 협력해나가는 태도를 견지하지 않고, 다른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을 후진국이라고 무시하고 미국과 유럽국가들만 중시하는 대외정책을 고수한다. 
- 이런 지도층의 자세는 당연히 공동체에 대한 의무와 헌신을 강조하기보다 자기이익이 우선하고 출세에만 목을 매 자식들을 미국에 조기유학시키고 우리말을 아예 가르치지 않을 뿐 아니라 한국적을 버리고 미국시민권을 따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비정상적인 사회풍토가 가득차게 되었다.


Ⅲ.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적 상황과 대응책

- 한국이 IMF 이후 초국적 자본의 논리에 지배당한 나머지 11년만에 다시 위기를 맞이하고 세계에서 가장 심한 환율하락과 경기침체를 겪었다. 막대한 재정투입으로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으나 지난 11년 동안 시행해온 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 없이 문제점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채 성장만능주의에 다시 몰입하고, 영어가 공문서에까지 공공연하게 쓰여지고, 공교육과정에서조차 제나라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지 않는 현상이 심화돼 공동체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 
- 반면에 중국의 성장은 G2국가의 위상을 이미 확보했고, 제1의 수출대국에 이어 국민총소득과 달러보유액에서도 세계 제1이 되었다. 이런 경쟁력의 성장은 이제 양광도회의 전략단계를 넘어 명실상부한 G2 국가로써 위안화의 국제결제 지위 확보, 중화경제권 구축, 중화주의 문화의 확산을 공공연하게 제창하기 시작했다. 
- 일본 역시 그동안 미국의 우산 아래 미, 일 안보체제에 안주해왔던 자세에서 벗어나 자국중심의 새로운 노선을 시도하고 있고,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술강국의 조건을 활용해 군사와 외교적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이런 국제환경변화에 한국은 여전히 남북간 대립의 지속, 민족문화의 위축과 재생산축소, 2만 달러 선상에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지속되면서 대한민국의 활로모색에 실패하고 있다. 
- 정부당국과 한국사회의 지도층이 이런 중대한 역사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솔선수범하여 국민적 단결을 호소하고 분열적 언어를 지양하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진하여 국민통합을 이뤄야 함에도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또 민족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세계 각국과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보다 맹목적인 성장 제일주의에 빠져 애매한 선진화의 구호만 요란하다. 
- 한반도주변 강대국들의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은 한국 7천4백만 명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자칫 잘못 대응하면 조국통일은 고사하고, 민족공동체의 해체위기에 직면할지 모른다.


Ⅳ.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와 내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 각계각층의 통합 없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도약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 당면한 여러 현안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정부당국자와 지도층의 마음가짐과 태도,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하지만 한국지도층의 현안 해결능력이 바로 제고되기 어렵고, 그리고 무엇보다 몰역사성, 주체성 결여 문제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 고질적인 인적, 물적 재생산메커니즘 문제다. 
- 따라서 민족의식과 한민족공동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일차적으로 힘을 합쳐 기왕의 법조문, 예를 들면 한글사용원칙에 반한 여러 현상을 고발하고 법제정 운동을 제창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조직해야 한다. 
- 이 과정에서 민족의 역사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갖춘 인물들이 육성되고 사회, 문화, 경제적 기반이 조성되도록 해야 한다. 
- 이런 사업은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이기도 한 홍익인간의 정신을 공통분모로 하고, 장대한 한민족의 남북국역사를 발굴하여 문화적 자산을 풍부히 하면서 현대화와 세계화에 걸맞는 문화 형식과 내용을 생산해내서 국민생활 속에 뿌리박을 때 제 뜻을 온전하게 이룰 수 있다.  

○ 강사 : 이태복 대표(前 보건복지부 장관)
주제 : 정체성의 위기와 한국사회의 진로 모색
일시 : 2010년 2월 9일 화요일 오후 7시
장소 : 호연재 HRD센터-뮤지컬하우스 6층 (전화:02-2234-3687~9)
찾아오시는 길 : 3호선, 6호선 약수역 8번 출구에서 2분 거리 (약도 바로가기)
참가비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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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2010-02-24 오후 4:50:12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민족의 역사를 바로 알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방법을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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